임금님은 이천쌀밥을 먹었을까?
본문
◇ 임금님은 이천쌀밥을 먹었을까?
이천은 깨끗한 물, 기름진 토양, 그리고 벼를 재배하기 최적의 기후 조건이어서, 예로부터 쌀이 유명했습니다. 특히나 이천과 여주의 일부지역에서만 자라던 특수품종인 자채벼를 수확한 쌀로 밥을 지으면 희다 못해 푸른 기가 감돌며,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밥맛이 차지고 좋아 임금님께 올리는 진상미로 유명하였습니다. 세종의 손자인 성종이 할아버지 능을 성묘하기 위해 가던 길에, 이천에 들러 먹은 밥맛이 좋아 쌀을 진상하게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진상미는 여러고장에서 받았겠지만, 그 중에서 이천쌀의 명성이 높았을 것이라 추정됩니다.
◇ 이성계는 순창에서 고추장을 먹었을까?
왕이 민가에서 밥을 먹고 진상하게 한 일화가 또 있습니다. 순창 장박물관에는 고려 말 이성계가 태조 스승을 만나러 민가에서 고추장을 곁들인 밥을 대접받고, 왕이 되어 진상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고려 말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대사가 기거하고 있던 순창군 구림면 만일사를 찾아가는 도중, 어느 농가에 들러 고추장에 점심을 맛있게 먹고 그 맛을 잊지 못하다가 조선을 창건, 왕으로 등극한 후 진상토록 하였다."고 되어있습니다. 현재까지 고추는 임진왜란 전후 일본에서 들여왔다는 설이 유력하므로, 고려 말이라는 앞선 시기에 이성계가 순창 고추장을 먹었는지에 관한 역사적 뒷받침은 미미하지만,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를 재미있어하므로, 오늘날에도 정설로 여겨집니다.
◇ 임금님 진상쌀 품종은 소실되었지만, 이천의 벼 재배환경은 여전히 뛰어나
임금님께 진상된 쌀이 이천쌀만은 아니었지만, 수라상에는 이천쌀밥이 올라갔을 것입니다. 임금님 진상미로 가장 이름높은 이천쌀 품종인 '자채벼'는 파종과 김매기 등 재배법이 까다롭고 수확량이 신통치 않아 간신히 명맥을 이어오다가, 일제시대를 거쳐 수확량이 높은 보급형 벼와 정부정책에 밀려 오늘 날 자취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이천에서 나온 쌀은 임금님께 진상되던 그 때 그 품종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천은 타고난 재배환경이 뛰어나 여전히 쌀의 명산지로서의 이름을 높이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